류현진 사이영상 2위 수상

현지 언론들도 LA다저스 류현진(32)의 사이영상 수상 실패를 아쉬워 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투수를 뽑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의 사이영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한국인 최초로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린 류현진은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와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30명이 정규시즌 종료 직후 한 투표를 공개한 결과 현지 다수 언론의 예상대로 디그롬이 사이영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디그롬은 1위 29표, 2위 1표로 207점을 획득, 류현진(1위 1표, 2위 10표, 3위 8표=합계 88점)과 슈어저(1위 0표, 2위 8표, 3위 8표=합계 72점)를 제치고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자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디그롬에 비해 승수와 평균자책점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탈삼진과 소화 이닝, 피안타율에서 밀렸다.

비록 사이영상 수상에 아쉽게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한국과 아시아 야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사이영상 후보가 된 첫 한국선수로 2위에 오른 류현진은 1위표를 받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대만 왕첸민(2006)과 일본 다르빗슈 유(2013), 이와쿠마 히사시(2013)가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으나 1위표를 획득하는 데는 실패한 바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163개, 피안타율 0.234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7년 연속 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최다승 공동 6위를 기록했다. 다저스의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에,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디그롬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남겼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255개)을 기록했고, 류현진보다 약 22이닝이 많은 204이닝을 던졌다. 피안타율은 0.207을 기록했다. 잦은 부상이 많았던 슈어저는 172⅓ 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2, 탈삼진 243개, 피안타율 0.222를 기록했다.  

'트루 블루 LA'는 이날 류현진의 수상 실패 소식을 전하며 '8월 4경기 부진이 사이영상 수상에 생채기를 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체는 '그 4경기 19이닝 동안 21점에 0.360의 피안타율을 허용했다. 그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껑충 뛰었지만 그럼에도 평균자책점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2경기를 호투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현진은 22경기까지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는데, 그나마 쿠어스필드에서 7실점 한 경기를 빼면 평균자책점이 1.04가 된다'며 믿을 수 없는 기록임을 강조했다.

사실 8월의 4경기 부진 없이 1점 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면 류현진은 아시안 최초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했다. 지나간 일을 언급하는 건 소용 없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8월의 4경기 부진이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